20대를 위한 경제이야기

계약갱신요구권, 2년 더 사는 권리와 집주인이 거절할 수 있는 경우

냉돌이 2026. 10. 27. 08:00
반응형

전세·월세 계약이 끝나 갈 때 세입자가 쓸 수 있는 권리, 그리고 그 한계

계약 만료를 다섯 달 앞둔 저녁입니다. 집주인에게서 문자가 옵니다. "이번에 계약 끝나면 보증금을 3천만 원 올리려고 합니다." 보증금 2억 원짜리 원룸입니다.

이사를 가자니 돈도 시간도 듭니다. 그대로 있자니 3천만 원이 없습니다. 이때 세입자가 답장에 쓸 수 있는 말이 하나 있습니다.

"계약갱신요구권을 쓰겠습니다." 이 한 문장으로 2년을 더 살고, 인상 폭도 법이 정한 선 안으로 묶입니다. 다만 집주인이 거절할 수 있는 경우도 법에 적혀 있습니다. 오늘은 두 쪽을 같이 보겠습니다.


📌 계약갱신요구권은 무엇인가요

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에 있는 권리입니다. 2020년 7월 31일부터 시행됐습니다. 세입자가 요구하면 집주인은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하지 못합니다.

누가 쓸 수 있을까요. 주거용 집을 빌려 사는 세입자입니다. 전세든 월세든 상관없습니다.

나이나 소득, 혼인 여부로 자격을 따지지 않습니다. 쓸 수 있는 횟수는 한 번, 늘어나는 기간은 2년입니다. 처음 계약이 2년이었다면 갱신 2년을 더해 4년을 살게 됩니다. 그다음 계약은 집주인과 새로 합의해야 합니다.


📅 언제 말해야 하나요

말할 수 있는 기간이 정해져 있습니다. 계약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 사이입니다. 2020년 12월 10일 이후 맺거나 갱신한 계약에 적용되는 기준입니다.

예를 들어 만료일이 2027년 5월 31일이라고 해 봅시다. 대략 2026년 11월 말부터 2027년 3월 말까지가 행사 기간입니다. 하루 차이로 다툼이 생길 수 있으니 넉넉히 앞당겨 말하는 편이 안전합니다.

두 달 전을 넘기면 이 권리를 쓸 수 없습니다. 말로 해도 효력은 있습니다. 하지만 나중에 다툼이 생기면 증거가 필요합니다. 문자나 내용증명처럼 날짜가 남는 방법으로 해 두는 경우가 많습니다.


💰 얼마까지 올릴 수 있나요

갱신할 때 집주인은 보증금이나 월세를 올려 달라고 할 수 있습니다. 다만 상한이 있습니다. 기존 금액의 20분의 1, 곧 5% 이내입니다.

이 5%는 인상 폭의 한도입니다. 꼭 그만큼 올려야 한다는 뜻이 아닙니다. 계산해 보겠습니다.

보증금이 2억 원이면 2억 원의 5%는 1,000만 원입니다. 그래서 올릴 수 있는 보증금은 최대 2억 1,000만 원입니다. 처음 문자에 나온 3천만 원 인상은 이 선을 넘습니다.

월세가 50만 원이면 5%는 2만 5천 원입니다. 그래서 월세는 최대 52만 5천 원까지입니다. 시·도가 조례로 5%보다 낮은 상한을 정할 수도 있습니다. 사는 지역의 상한은 시·도청 누리집이나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.


⚠️ 집주인이 거절할 수 있는 경우

권리라고 해서 무조건 통하지는 않습니다. 법은 거절 사유를 아홉 가지로 적어 두었습니다. 세입자 쪽 사정과 집주인·집 쪽 사정으로 나눠 보겠습니다.

먼저 세입자 쪽 사정입니다.
- 두 달 치 월세에 이르는 금액을 밀린 적이 있는 경우
-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집을 빌린 경우
- 집주인 동의 없이 집을 다른 사람에게 다시 빌려준 경우
- 고의나 큰 과실로 집을 크게 망가뜨린 경우
- 그 밖에 의무를 크게 어겨 계약을 이어 가기 어려운 경우

다음은 집주인이나 집 쪽 사정입니다.
- 서로 합의하고 집주인이 이사비 같은 상당한 보상을 해 준 경우
- 집이 전부나 일부 없어져 살 수 없게 된 경우
- 재건축이나 철거를 하려는 경우
- 집주인이나 그 부모·자녀가 직접 들어와 살려는 경우

재건축 사유는 좁게 정해져 있습니다. 계약할 때 계획을 미리 알렸거나, 건물이 낡아 위험하거나, 다른 법에 따른 경우만 해당합니다. 가장 자주 부딪히는 사유는 마지막의 실거주입니다.


🏠 실거주라며 거절당했다면

집주인이 들어와 산다고 하면 세입자는 나가야 합니다.
그런데 그 말이 사실이 아니었다면 어떨까요.
갱신됐을 2년 안에 정당한 사유 없이 다른 사람에게 집을 빌려줬다면, 집주인은 손해를 배상해야 합니다.
배상액은 아래 세 가지 가운데 가장 큰 금액입니다.
- 거절 당시 월 임대료의 3개월분
- 새 세입자에게 받은 임대료에서 기존 임대료를 뺀 금액의 2년분
- 세입자가 실제로 입은 손해
여기서 임대료는 보증금까지 월세로 바꿔 계산한 「환산월차임」을 기준으로 합니다.
배상을 받으려면 다른 사람이 들어왔다는 사실을 세입자가 알아내야 합니다.
갱신을 거절당한 세입자는 확정일자 부여기관에 그 집의 새 임대차 정보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.


✅ 쓰기 전에 알아 둘 것

얻는 것과 내주는 것을 나란히 놓아 보겠습니다. 얻는 것은 2년의 시간과 5% 안쪽의 인상입니다. 내주는 것은 한 번뿐인 카드입니다.

한 번 쓰면 다음 만료 때는 다시 꺼낼 수 없습니다. 묵시적 갱신과는 구분해야 합니다. 양쪽 모두 아무 말 없이 기간이 지나 계약이 이어졌다면, 이 권리를 쓴 것으로 치지 않습니다.

갱신한 뒤에도 세입자는 언제든 해지를 알릴 수 있습니다. 집주인이 통지를 받고 3개월이 지나면 계약이 끝납니다. 세입자는 중간에 나갈 수 있지만, 집주인은 2년을 지켜야 합니다.

정리하면, 두 축입니다. 세입자 쪽에는 한 번, 2년, 5% 이내라는 권리가 있습니다. 집주인 쪽에는 실거주를 비롯한 아홉 가지 거절 사유가 있습니다.

내 계약이 어느 쪽에 걸리는지는 국가법령정보센터의 주택임대차보호법 조문과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. 다툼이 생기면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나 대한법률구조공단(국번 없이 132)에 물어볼 수 있습니다.


다시 다섯 달 전 그 저녁입니다. 세입자는 휴대폰을 들고 답장을 씁니다. "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합니다.

인상은 5% 안에서 부탁드립니다." 보내기 전에 달력을 한 번 더 봅니다. 만료까지 두 달이 넘게 남았습니다. 전송을 누르고 화면을 캡처해 둡니다.

몇 시간 뒤 답이 옵니다. "알겠습니다. 1,000만 원만 올리는 걸로 하죠." 같은 방에서 새 2년이 시작됩니다.

※ 이 글의 법 조항과 숫자는 2026년 10월 17일 기준입니다. 법이 바뀔 수 있으니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최신 조문을 확인하세요.

📚 함께 읽기

근로계약서, 안 쓰면 누가 손해일까요
금리 깎아 달라고 말할 권리, 누가 언제 쓸 수 있을까요

반응형